12월 20일    강림절 제4주

주님의 이름으로 평안을 전합니다. 12월 셋째 주. 강림절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강림절 마지막 주일이란 어느새 성탄절이 이번 주라는 뜻이지요. 마침내, 기다림의 막바지, 하루하루가 그날을 맞이하기 위해 말 할 수 없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가득차시길 다시 한번 기도합니다.

기쁨은 기다리는 자들의 순결한 열매입니다.

올해 성탄절을 기다리며 계속 떠오르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모두들 한번 쯤은 들어보지 않으셨을까요? 아베 마리아 Ave Maria

성탄의 기쁨이 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마리아입니다. 마리아, 그녀를 통하지 않고서는 성탄의 기쁨은 이 땅에 미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성탄의 기쁨이 클수록 마리아의 이름은 깊이 숨겨지게 되지요. 성탄의 기쁨 뒤 숨겨진 그녀의 이름, 마리아를 오늘 말씀을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아베 마리아 Ave Maria는 라틴어로 문자적 의미는 ‘안녕하세요 마리아’입니다.

"은혜가 충만한 성모 마리아여! 주께서 그대와 함께 계시나이다. 그대는 여인들 중에 복이 있으며 그대의 태의 열매 예수도 복이 있나이다. 거룩하신 마리아여! 성모 마리아여! 이제와 우리가 죽을 때까지 우리 죄인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소서. 아멘."

아베 마리아라는 지금부터 1500년 전 6세기부터 시작된 가톨릭교회의 기도문 중 하나였습니다. 그 후 10세기경부터 노래로 불리우기 시작하였는데 많은 작곡가들이 이 기도문에 곡을 만들었고 우리가 지금 듣고 있는 아베 마리아라는 곡은 3개 정도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16세기 카치니, 19세기 슈베르트와 구노, 3명의 작곡가의 곡입니다. 앞서 들으신 노래가 구노의 아베 마리아인데요. 이 곡은 우리에겐 더욱 특별한 노래입니다.

구노는 19세기 프랑스의 작곡가입니다. 당시 구노의 친구 마리 다블뤼는 신부가 되어 조선(우리나라)선교를 떠나게 됩니다. 구노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조선으로 떠난 사랑하는 친구, 그리고 20여년 후 그의 사랑하는 친구 다블뤼 신부는 천주교 박해로 인해 순교하게 됩니다. 이 때 깊은 슬픔과 애도의 마음으로 작곡한 곡이 바로 아베 마리아입니다.

가사를 잘 알지도 못할 때 들었던 이 노래가 그렇게나 마음 깊이 파고들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을까요?

마리아는 ‘사랑(받는)’, ‘높여진’, ‘바다의 별’, ‘바라던 자식’이란 뜻으로 히브리어 미리암의 헬라어입니다. 그러니까 히브리어로는 미리암으로 발음하고 헬라어로는 마리아라고 발음하고 영어로는 메리(Mary)라고 발음하게 될 뿐 같은 이름입니다.

천사가 들어가서 처녀에게 말하였다.
“기뻐하여라, 은혜받은 자여! 주님께서 너와 함께 하신다.”

아베 마리아는 문자적으로는 ‘안녕하세요. 마리아’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의미상으로는 천사가 마리아에게 찾아와 마리아에게 전한 첫 인사 “기뻐하여라, 은혜받은 자여.”에서 나온 말입니다.

은혜받은 자, 은총을 입은 자, 마리아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한 사이입니다. 당시의 문화에서 약혼한 사이란 결혼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지 사랑하는 사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유대인 전통에 따른 약속의 실현이 결혼이었습니다. 결혼을 기다리는 신부, 마리아에게 천사가 찾아옵니다.

이 부분이 제게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누가복음에 등장하는 마리아와 요셉의 이야기 외에는 성경 어디에서도 예수 탄생 이전의 마리아의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습니다. 마리아에게 왜 천사가 찾아 온 것일까요? 마리아가 간절히 예수를 잉태하길 바랬을까요? 아닙니다.

오늘 본문말씀 누가복음에는 마리아를 처녀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처녀요, 남자를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분명하게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학자들 사이에서 마리아의 나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있었는데 대략 10대 후반일 것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어린 소녀 마리아에게 정말 뜻 밖의 일이었을 것입니다. 미처 이해되지도 않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이를 알 수 있는 부분이 30절입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이야기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이 말씀이 마리아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말씀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더욱 놀라운 말씀이 마리아에게 전해집니다.

“보라,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이보다 더 두려운 말씀이 있을까요?

사실, 가만히 이 상황을 들여다보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 뿐입니다.

첫째, 천사는 어떻게 마리아에게 온 것일까요? 다른 질문으로 하자면 마리아는 천사가 믿어졌을까요? 여러분은 천사가 믿어지시나요?

우리는 믿는다는 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에 한정해서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예전에 말씀을 전했듯이 베드로가 바다를 건너는 장면이 믿어지지 않는 것처럼요. 그러나 우리가 이해하고 납득할 수 없다고 해서 그 사건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세계 안에서 우리의 믿음이 우리를 인도해 나갈 수 있기를 다시 한번 기도합니다.

둘째, 동정녀, 처녀 마리아, 영어로 표현하면 Virgin Mary가 되는데요. 처녀 마리아가 임신을 하게 된다는 놀라운 말씀입니다. 우리는 사도신경을 통해 우리의 믿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도신경에도 분명하게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나시고”라고 고백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고백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그저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살아있는 믿음의 고백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처녀가 잉태하는 것처럼,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는 이삭을 낳아 믿음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는 마리아의 친척 엘리사벳도 나이 많아 임신할 수 없으나 그녀가 임신하여 벌써 여섯달이 되었다고 천사가 전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이 “하나님께서는 무슨 말씀이든지 불가능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우리의 진정한 믿음의 고백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셋째, 왜 마리아인가?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예수 탄생 이전의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단지 그의 친척 엘리사벳을 통해 마리아의 집안을 알수 있을 정도입니다. 유다지파 가문으로 나사렛 출신이며 아론의 자손인 엘리사벳의 친척이라는 것이지요. 왜 이 소녀에게 천사가 찾아온 것인지? 왜 하나님은 마리아를 선택하셨는지? 성경은 전하고 있지 않습니다.

두려운 마리아에게 “은혜받은 자”라고 부르실 뿐입니다. 두려워하지 말라시며 “하나님께서는 무슨 말씀이든지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전하실 뿐입니다.

그런데 그 때 마리아가 천사에게 대답합니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길 원합니다.”

이런 것을 예상치 못한 전개라고 해야하나요?

마리아는 왜 저에게? 왜 저한테?라고,Why Me?라고 묻지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길 원합니다.” 마리아의 대답입니다.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왜 저에게?”라는 물음보다는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길 원합니다.”라는 신실한 고백이라는 것을 마리아를 통해 알게 됩니다.

“은총을 받은 자”라는 천사의 음성에 이미 우리의 물음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은혜를 입은 자, 은총을 받은 자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분의 음성을 듣고 그 분의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마리아, 신약성경에는 마리아라는 이름의 여성들이 여섯 명이나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의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 마가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  마르다의 동생 마리아,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로마 교회의 성도 마리아.

그리고 모세의 누나 미리암까지 포함하면 성서에는 수없이 많은 마리아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지고 있습니다. 은혜를 입은 자, 마리아를 통해 성서는 생명을 잇고 또 이루어갑니다.

우리시대 마리아가 누구입니까?

우리들의 어머니, 누이, 그리고 우리 모두가 은혜를 입은 자, 마리아일 것입니다.

마리아란 이름의 정체성이 “은혜를 입은 자”이듯이 우리들 또한 “은혜를 입은 자”라는 고백이 있을 때 진정한 믿음의 사람이 되는 것이겠지요.

아베 마리아, 우리 모두에게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예수 그리스도,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임하실 것이며 가장 높으신 이의 능력이 우리를 덮을 것입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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